최고의 디자인은 눈에 띄지 않는다.
웹 디자인 일을 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디자인이 예쁘다"는 말보다 "사용하기 편했어요"나 "어느새 다 읽었어요"라는 말이 몇 배는 더 기쁘다. "디자인이 있는지도 몰랐어요"라는 말이 가장 훌륭한 칭찬이 되는 직업이 있다. 디자이너란 그런 일이다.
좋은 디자인은 자신의 존재를 주장하지 않는다. 색깔, 형태, 여백 하나하나가 사용자를 목적지로 조용히 안내하기 위해 기능한다. 내비게이션이 직관적이라면 사용자는 "어디를 클릭하면 되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폰트 가독성이 충분하다면 "왠지 읽기 불편하다"는 느낌조차 생기지 않는다. 흐름이 자연스럽다면 "다음엔 뭘 해야 하지?"라는 고민이 애초에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이 디자인의 역설이다. 디자이너는 수십 시간을 들여 모든 세부 사항을 고민한다. 그 결과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상태를 만든다.
timefair라는 툴을 설계할 때, 내가 가장 의식한 것은 "방해하지 않는 것"이었다. 이 툴을 사용하는 사람은 잔업 시간이 법적 상한에 가까워지고 있는지 확인하는 사람일 수도 있다. 자신의 시간 가치를 알고 싶은 사람이다. 두 시간짜리 회의가 실제로 얼마나 드는지 상사에게 보여주고 싶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페이지를 열었을 때, 디자인의 존재감이 앞으로 나와서는 안 된다.
"와, 멋지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아, 이걸로 확인할 수 있었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timefair에서는 장식을 덜어냈다. 화려한 애니메이션을 넣지 않았다. 컬러 팔레트는 1~2가지 색으로 좁히고, 텍스트와 숫자가 중심에 오도록 했다. 여백은 넉넉하게 잡아 시선이 헤매지 않도록 했다. 폰트는 가독성을 최우선으로 선택했다.
밋밋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사라지는 디자인"의 실천이다.
디자인이 빛이 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자주 생각한다. 빛은 자신의 존재를 과시하지 않는다. 빛이 있기 때문에 다른 것들이 보인다. 빛 자체는 주인공이 아니다. 빛이 있어서 누군가가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디자인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이 사라짐으로써 콘텐츠가 빛난다. 툴이 기능한다. 사용자가 목적에 막힘 없이 도달한다.
"디자인이 눈에 띄지 않았어요"라는 말을 들으면, 나는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 A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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